뉴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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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뉴에이지 피아노의 대명사 조지 윈스턴의 대표작 [December]는 조지 윈스턴이 1982년에 발매한 네 번째 피아노 솔로 앨범으로, 앨범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Winter Season(겨울)에 대한 트리뷰트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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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반 미국의 음반 산업이 불황일 때 마이클 잭슨의 [Thriller]가 그 돌파구를 열어준 것처럼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음반(최근에는 노래)이 있다. [Thriller]는 레코드와 뮤직비디오 산업 종사자를 늘렸고 엄청난 고용률을 창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반은 한 해 한 장 이상 100만장을 팔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으며 조성모의 ‘To heaven’은 뮤직비디오 시장의 팽창을 가져왔다. 원더 걸스의 ‘Tell me’는 포털 사이트들의 무료 배경음악에 대한 필터링을 시작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이들이 다운로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계기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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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뉴에이지라 부르는 음악에도 그 시장을 개척한 절대적 음반이 있으니 바로 조지 윈스턴(George Winston)의 [December]다. 그 명성의 시작은 전작인 [Autumn](1980)부터라고 할 수 있지만 세상은 무엇보다도 이 단 한 장의 음반으로 새로운 음악세계에 눈을 떴다고 볼 수 있다. 피아노는 리차드 클레이더만(Richard Clayderman) 식의 표현법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아이돌 멤버의 소속사를 알게 되듯 윈드햄 힐 레이블을, 사장 빌 에커맨(Will Ackerman)을 알게 되었고 커버를 찍은 사진작가 그렉 에드먼드(Greg Edmonds)을 찾게 되었다. 앨범 수록곡들은 라디오의 시그널로 쓰였으며 해마다 겨울이면 캐럴보다 더 많은 음반이 팔렸다. 당연하게도 ‘Thanks giving’은 연인들의 송가가 되었으며 모든 국민이 파헬벨(Pahelbel)의 ‘캐논(Kanon)’을 알게 되었고 그 뜻 중의 하나가 ‘돌림노래’라는 정보 역시 공유했다. 이렇게 되자 여기저기서 비슷한 솔로 연주자들의 음반을 앞다투어 출시하기 시작했으며(국내에서 그 다음 주자는 데이비드 란츠(David Lanz)였다) 이에 탄력 받은 그래미도 덩달아 1987년 뉴에이지 부문을 신설했다(조지 윈스턴은 1996년에 상을 받는다). 갑자기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자 마치 록음악의 사탄논쟁이나 서태지와 아이들 3집(1994)의 전초전처럼 기독교계에서는 뉴에이지 음악의 이단성을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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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시 무엇보다도 이 음반의 승자는 조지 윈스턴이다. 그는 아무 효과음의 도움 없이 피아노 단 한 대로 뉴에이지(자신은 아직까지도 이 명칭보다는 ‘피아노 포크’라고 불리길 원하지만) 역사에 완벽하게 이름을 각인시켰다(그리고 이후로 그 누구도 이런 위험에 도전하지 못한다). 풍경화를 염두해두고 만들었다는 제목들은 가사 한 줄 없음에도 마치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할머니의 옛날이야기처럼, 겨울의 더디고 늦은 밤을 함께 해 주는 친구 혹은 한 편의 시 또는 책 같은 줄거리를 선사했다. 거기에는 경건함과 고독과 쓸쓸함이 있었으며 동시에 편안함이 우리의 정서를 배회했다. 덕분에 지금껏 음악으로 춤을 추고 가사에 몰입해 희로애락을 느꼈던 우리는 이렇게 거리감을 두고 세상을 관조하면서 행복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가령 바흐의 곡인 ‘Joy’를 들어보라. 한없는 기쁨에 날뛰는 즐거움이 아니라 가슴 속으로 표표히 파고드는 즐거움을 관찰자가 감상하는 기쁨이다. ‘Thanksgiving’은 어떤가. 따뜻하지만 한 해의 수고를 이겨내고 추수를 감사하는 모습을 느끼기에는, 추석을 기뻐하는 우리의 농악이 주는 화려함과 달리 어딘가 서정적이지 않은가? 기존의 악기 편성이 아닌 피아노 한 대가 주는 울림만으로 표현해 내는 음악은 비어 있는 인상을 창출하는 공간감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런 여백은 음악과 감상자의 경계선을 그어 놓게 되고 감상자는 포근함과 허전함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그의 터치는 무게감을 가지고 소리의 아우라가 되어 청자의 마음을 파고든 것이다.

 

/현지운 (100비트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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