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송

http://upwup.saycast.com 주소복사

며칠 전 국모 vs 대통령의 마누라?’ 라는 제목으로

생각을 정리해볼까 하는데 불쑥 가로 막는 얼굴이

있었다.

 

중학생 시절 광복절 아침며칠 동안 잡념으로 생긴

걱정거리로 엄니를 보챘다.

 

통학길 내내 큰 불편을 감수했던 지하철 1호선이 완

공되어 개통하는 날인데북한이나 다른 세력에 의해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겠다는 막연한 불안

감이었다.

 

잠시 후같은 얘기를 두 번째 반복할 때까지 엄니도

일리가 없지 않다는 눈치로 함께 걱정하는 듯 했다.

다시 세 번째 반복할 때는 설령 그렇다고한들 어찌

하겠누?“ 다소 짜증 섞인 반응이었다.

 

다행스럽게 지하철 개통현장에서 불미스러운 소식은

없었고철부지의 쓸데없는 잡생각의 해프닝으로 지

나치는 듯 했다.

 

그런데해가 질 무렵 쯤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괴한의 총기 피습 사건이 벌어

졌고이미 돌아가셨다는 뉴스였다.

 

비보와 함께 멀쩡했던 하늘에서 눈물 같은 비를 뿌

리기 시작했고 밤으로 가며 빗줄기가 굵어졌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버거운 죄책감이 억눌렀다.

 

왜 아내가 죽나어짜피 죽을 거라면 남편이 죽었

어야지...“

 

마치 본능적으로 신음처럼 내뱉으며 벗어나고 싶었

지만그것 역시 말이 안되는 것 같고섣불리 떠들

었다간 큰 봉변을 당할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 채 끙끙거렸다.

 

전 국민의 슬픔 가운데 치러진 장례과정에서 동네

어머니들의 안타까운 두런거림에 기대어 가까스로

벗어났던 것 같다.

 

벌의 댓가로 아까운 마누라 죽인 거지...”

홀아비는 그렇다고 쳐도 어린 것들을 어쩌누...”

 

세월이 지난 뒤에 어떤 이는 이렇게 평가했다.

 

부인을 잃었을 때 그것이 하늘의 경고였다는 걸

깨달았어야 하며용서받기 어려운 악행과 실책의

대부분은 부인이 떠난 뒤에 저질러졌다는 의견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돌이켜 보건대,

한 나라의 정치꾼대통령 따위와는 차원과 격이

다른 인격체여인어머니이셨다.

 

생활과 시간 속에선 깜박 잊은 채 지내온 세월이

훨씬 많고 길지만 마음 속에서는 결코 지워질 수

없는내 아들과 그의 아들 마음 속에까지 전해

지고 새겨져야할 소중한 영혼이시다.

 


답글 0조회수 98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