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송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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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에밀레/손택수

연꽃잎 위에 비가 내려 친다
에밀레종 종신에 새겨진 연꽃을
당목이 치듯, 가라앉은
물결을 고랑고랑 일으켜 세우며 간다
수심을 헤아릴 길 없는, 끔찍하게 고요한
저 연못도 일찍이 애 하나를 삼켜버렸다
애 하나를 삼키고선 단 한 번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다
어린 내가 아침마다 밥 얻으러 오던
미친 여자에게 던지던 돌멩이처럼
비가 내려칠 때마다 연꽃
꾹 참은 아픔이 수면 위로 퍼져나간다
당목이 종신에 닿은 순간 종도
저처럼 연하게 풀어져 떨고 있었으리라
에밀레 에밀레 산발한 바람이
수면에 닿았다 튀어오른
빗줄기를 뒤로 힘껏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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