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송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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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 페달을 밟으며/손택수

자전거 이름을 오디오라 지은 뒤부터다
체인의 어느 마디에서 북북쪽으로 옮겨가는
기러기 떼의 울음소리가 난다
가을 이맘때면 바큇살에서 억새 서걱이는 소리
서해 갑문을 통과한 게들이 강변 억세 위에서 딱, 딱
등딱지 부딪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질주에 도취한 나의 오디오에 부끄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초들 자갈들 다 밀어낸 전용도로
속도감에 취한 쾌감이 어찌 착잡하지 않았을까
강물의 사라진 허리선을 기억하기 위하여
볼륨을 잃어버린 강의 노래를 받아 적기 위하여
심장 박동 소리 쿵쾅거리도록 페달을 밟는 그때
나의 혈관은 오디오로 이어진 케이블, 가고 있는 이 순간이
땅과 하늘에 플러그를 꽂은 저 풀과 나무들이 찌릿찌릿
전기를 통하게 한다면, 모순이여.
질주하는 동안 나는 처음이자 끝이다
당도하지 않은 채로 너의 가장 중심에 닿아있다
풀숲 꿩처럼 튀는 돌멩이들 강물에 끼워주는 물 바퀴를 굴리며
바퀴 페달을 오르간 페달처럼 밟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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