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송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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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생식기/문병란

매사에 박식한 K교수가
꽃의 생식기가 어디 있는지 아느냐 물었다.

내가 대답을 유보하고 있는 사이
그는 꽃이 바로 생식기라고 했다.

인간의 치부, 그것이 부끄러워서
꽁꽁 가리고 살기에
밝은 햇살 아래
온통 드러내놓고 환히 웃는
그 꽃이 바로 생식기라는 그 말에
나는 깜짝 놀랐다.

옳거니!
그 빛깔 향기에 반하여
꺾고 만지고 냄새 맡았던 꽃
나도 그 꽃을 하나
몰래 감추고 있음을 알았다.

태초에 아담과 이브가
무화과 잎사귀로 가리던 때부터
너와 나의 꽃은
밤에만 피는 숨겨진 꽃이었다.

오늘도 꽃은
밝은 햇살 아래
빛과 향을 머금고
눈부신 생식기로 환히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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