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송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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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발견/문병란

청탁 원고를 구상하다가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펜을 팽개치고 산책을 나왔다.

시는 제작일까 발견일까
아니면 모조품 훔치기 일까
종일 끙끙대며 찾아다녀야
그리운 그이도 그녀도 만나지 못했다.

꽁꽁 숨어 버린 시
애숭이 삼류 시인의 눈에는 기적도 없어
나무도 산도 바위도 꽃도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
그리운 얼굴을 돌려 버렸다.

외톨이가 된 외로운 마음
진달래꽃 앞에 앉아
김소월 스승께 물어 보아도
아편 꽃 앞에 앉아
보들레르 아저씨께 물어 보아도
고개를 설레설레 혼자서 왼종일 해매었지.

그날 밤 집에 오니
쓰다 만 내 원고지 위에
바끔히 눈을 뜨고 앉아 있는 외로움
내가 버려 두었던
오직 하나의 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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