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M

  • 장르>CCM
  • 방문 : 0/3,938명

http://skygentleman.saycast.com 주소복사

** 펌 from `하늘의입김`, (남) windgone [ ☞ 프로필 :  http://me.sayclub.com/profile/id/windgone ]

※ 해당 프로필, 2018-2-16 일자, 게시글에서 퍼 왔습니다. 

 

========== 

 

암살!
1980년 연말부터 세상은 온통 암살이란 단어에 기겁을 했다. 당시엔 암살보다는 ‘저격’이란 말을 선호했다.

1980. 12. 8. 존 레논 암살 *by 관종
1981. 3. 30. 미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암살 미수 *관종
1981. 5. 13.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암살 미수 *확신범

이게 불과 5개월 남짓이다.
저런 시절이 있었다니, 돌이켜 보면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다른 얘기.
사마천은 사기에서 요인 암살을 시도한 자객들을 비중 있게 다뤘다.
사기의 자객들은 모두가 정치적인 인물들로, 요즘 들어 세상은 그들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른다.
논란이 많은 이 단어는 '언어의 상대성' 말고는 명쾌한 기준을 취할 도리가 없다.
어쨌든 자객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형가다.
연나라의 태자 단과 의기투합, 진시황을 살해하려다 실패한 비운의 자객 형가.

 

바람은 소슬하고
역수는 차갑구나!
장사 한번 떠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리.
風蕭蕭兮易水寒
壯士一去兮不復還

역수를 건너 장도에 오르며 형가가 읊었다는 역수가다. 이후 결과는 모두가 아는 바, 연나라 쑥대밭.

또한 예양의 일화도 눈 여겨 볼 만 하다. 내용은 이렇다.
춘추시대 중원의 진(晉)이 조.위.한으로 분열된 뒤(전국시대 시작) 趙나라의 최고 권력자인 양자를 암살하려 한 예양의 분투다.

 

첫 시도에서 예양은 붙잡힌다.
趙양자는 그를 바로 죽이지 않고, 살해 이유를 묻고는 "의롭도다 예양이여" 하며 너그러이 풀어준다.
두 번째 시도.
다리 밑에서 칼을 품고 趙양자를 기다리던 예양, 또다시 발각돼 붙잡히고 만다.
"이번은 정녕 살려줄 수가 없다"
노기 띤 趙양자의 말을 받아 예양이 말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당신의 옷이라도 벗어주시오. 그로써 원수는 갚은 것으로 하리다."

 

통큰 남자 趙양자는 흔쾌히 옷을 벗어주고, 샥 샥 샥 세 번의 칼질.
그리고 예양은 그 자리에서 자결을 한다.
*예전에 도올 김용옥이 이 장면을 <불교강의>에서 실감나게 표현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 도올은 옷을 세 도막을 냈다고 했다. 그런데 사마천은 "세 번을 뛰어올라서 칼로 쳤다"고 하니 네 도막을 낸 거다. 흠... 중요한 건 아니다ㅡ,ㅡ
이때 도올은 자객보다 조양자 같은 대인의 풍모에 초점을 맞췄다.

 

다시 돌아와서.
사마천은 말미에 이렇게 말한다. 자객이란 한낱 저잣거리의 무뢰배에 지나지 않으나 "그들의 목적이 매우 분명하고 자신들의 뜻을 바꾸지도 않았으니, 그들의 이름이 후세에 전해지는 것이 어찌 망령된 일이겠는가!"
여기 중요한 포인트 하나가 있다. 이들은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닌, '뜻을 이루기 위해서' 행동했다는 점이다. 이름은 그 결과로서 남게 됐다는 말이겠다.

 

그런데 범부들에게는 저것이 전도되어 있다. 이름을 얻기 위해서 행동하는 이들이 거의 다다.
사실 그들에게 행동은 특별한 의의를 지니지도 않는다. 이름을 위해서라면 기존의 행동계획도 하루아침에 정반대로 뒤집을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오직 유명해지기 위해서.
이들에게는 존 레논이 아니라 누구를 죽인들 상관이 없다.

 

이런 사람들 중에 인류 최악의 관종 하나를 들어보자.
기원 수백년 전,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였던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에 누군가 불을 냈다. 싸그리 타버렸다.
방화 목적은 자신의 이름을 후세에 영원히 남기기 위해서!
그 나라의 관료들은 방화범을 처형하고서 이렇게 결정한다.
모방범죄 예방으로, 방화 목적이 실패했음을 보이기 위해 인류의 기억에서 그 이름을 영원히 지우기로.

 

아울러 방화범의 이름을 언급하는 자는 사형에 처하기로.
그러나 어느 역사가 하나가 그 사건을 꼼꼼히도 기록해둔 게 있었고 끝내 그 관종의 이름은 후세에 길이 남게 되었으니...
그 이름은 헤로스트라투스!

이 악의 승리를 두고 누군가 말했다.
"그때의 관료들 중 그 누구의 이름도 우리는 모르지만 방화범의 이름은 알려져 있다."

인간은 참으로 불합리한 존재다.

 

답글 0조회수 148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