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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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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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 게다가 햄릿.
몇백년동안 우려먹을대로 우려먹었다.
장르도 다양하다.
이젠 진짜 할만큼 했고 알만한 사람은 다 알만한게 햄릿이다.
"로미오와 줄리엣"만큼은 아니겠지만
이젠 식상하다는 소리 들을때도 된 것이 햄릿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때
중국인이 중국인의 감각으로 만들어낸 햄릿에 정말 큰 기대가 되었다.
햄릿은 아무래도 스케일 크게 커야 제맛 아니겠는가.
비장함이란 스케일이 크면 클수록 제대로 살아나는 법이다.
그리고 스케일하면 중국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본 야연은 내가 생각한것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햄릿을 재해석 해낸 감각,
그것을 중국의 역사와 조화시킨 탄탄한 시나리오,
연기자들의 연기력,
감독의 연출력까지 어느것 하나 떨어지는 것이 없었고
그런 것이 멋지게 잘 맞아 떨어져 길이 남을만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의 그 표현력에 부러웠고
그 방대한 스케일의 영화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그 중국인 특유의 자신감이 너무나 부러웠다.
그들이 생각해낸 햄릿을 그대로 표현해낸 능력이 부러웠다.
야연이라는 영화 그 자체만을 보더라도 정말 잘 만들어져있다.
반지의 제왕의 방대한 전투장면에 감동하고
그 거대한 스케일에 가슴 떨려했던게 무색해져버린다.
전투장면은 중국무술 특유의 박진감으로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고
모든 세트와 모든 장면들이
진정 거대한 스케일이 뭔지 제대로 보여준다.
이러한 중국 특유의 감각이 웅장하고 거부할 수 없고
빠져나갈 수 없을 만큼 무거운 비극을 만들어냈다.
비단 그것은 장쯔이와 다니엘 우,
그리고 유 게의 연기력을 덧붙이지 않아도 충분하다.
아들의 연인을 황후로 취한 아버지.
그것에 순응하지만 상심을 하고
산골에 파묻혀 가무에나 탐닉하는 황태자.
형을 독살하고 황제가 되어
황태자를 암살하고 형수를 황후로 맞으려는 동생.
연인을 잃고 차례로 연인의 아버지와
숙부의 아내가 되는 비운을 겪지만 사태를 돌이키려는 여인.
형식적인 약혼을 맺은 황태자의 사랑을 얻으려 하는 또 한명의 여인.
타의로 헤어나올 수 없는 음모에 얽힌 김에
천명을 빙자해 황위를 얻으려는 부자. 
 
아버지는 왜 어질고 효성이 지극한 아들의 연인을 빼앗았을까?
또, 왜 그녀를 마음껏 차지하지 않았을까?
권력을 돌보는 일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생이 그를 살해하고 황제가 된 것은 그녀를 얻기 위해서 였을까?
그의 잔인무도한 행사들은 권력을 잃는다는 것은
그것으로 이미 벌써 죽음을,
따라서 그녀의 상실을 의미하기 때문이었을까?
그가 다른 길이 없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순순히 죽음을 택한 것은 그녀를 얻을 수없다는,
그녀에게 배신당했다는 절망감 때문이었을까?
 
아들은 왜 자기 연인을 빼앗은 아버지를 위해 복수에 나서는가?
이왕 하기로 한 복수에서 그는 왜 그렇게 모질지 못한가?
권력에 대한 욕심, 사랑에 대한 욕심이 모자르기때문인가?
상처받을 줄은 알아도 독심까지 품을 줄은 모르기 때문인가?
그렇다면 그는 왜 무고한 많은 이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줄 알면서도 끝내는 물러서지 않았는가?
그는 왜 가면을 썼고 왜 연기를 하는가?
그는 끝내 현실을 현실 자체로 볼 수 없는 존재였고
그래서 죽음을 축복이라고 말한 것인가?
 
사랑을 얻으려 하던 이도,
권력을 얻으려 하던 이도,
사랑 때문에 권력을 얻으려 한 이도,
사랑과 권력을 함께 얻으려 한 이도,
사랑을 잃고 뜻하지 않게 권력을 얻은 이도,
사랑도 권력도 독심까지 품으면서
얻으려고 할줄은 몰랐던 이도 모두 죽는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은 없는가?
그것은 누구의 죽음이 가장 순수하고
허망하지 않았는지 따져보면 알 수 있다.
결국 황태자의 그 노래는 사랑과 독심과 권력이 한덩어리가 되어
연출해 내는 비극이 없는 세상을 향한 구애의 노래였고
유약하고 대장부답지 못했을 망정 그 구애의 진심은 끝내 지켰다.
그리고 청 역시 그러했다.             
 
많은 이야기를 구겨담은 구성이 전혀 아니기에
내러티브에 헛점은 보이지 않는다.
액션 영화가 아니기에 액션 장면들은 아름다웠지만 적절히 제한되었다.
야연에 이르러 극에 달하는 극적 긴장 역시 잘 유지되었다.
감각적인 영상은 따로 놀지 않으며 내러티브와 어울린다.
장쯔이의 나신을 보여주는 장면도 딱 필요한 만큼이었다.
태형을 가하는 장면,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병사들이 자결하는 장면
역시 영화의 중심 포인트 가운데 하나인 권력의 비정함과
무심함을 보여줄 만큼 충분히 핍진하고 끔찍했다.
고증도 아예 안된 것은 아닌듯 하다.
여인들의 옷은 분명 당나라 시대 여인들의 옷 그대로이고
외국 상인들, 사자,
그리고 낙타가 등장하는 도성 풍경 역시
당나라 때의 장안 풍경 그대로이다.
장엄한 궁성의 모습 역시 실제의 대명궁을
약간 과장한 정도일지 모른다.
당시의 무구나 병장기에 대해 잘 모른다면
함부로 일본풍이니 서구 중세풍이니 말해서도 안된다. 
          
이 영화는 제작 의도에서든 영화 자체로서든
영화의 어느 요소로서든 무협영화가 아니다.
그러므로 무나 협이라는 기준을 내세워
이 영화를 평하는 것은 범주착오이다.
하지만 이 영화,
비쥬얼 뿐 아니라 스토리로서의 애잔함도 갖고 있다.
두 번 보면 알듯 모를 듯한 주인공들의 심정에 마음이 짠 해진다.
그다지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없는 결말도
오픈엔딩이라서 여운을 남기고,
죽음들에 얽힌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황실의 말도 안되는 잔혹사에 넋을 잃게 된다.
이러한 전체적인 구성은 세익스피어의 '햄릿'이라고 봐야겠으나,
이 영화가 탁월한 점은 여기에 당나라라는 시대적 배경을 부여하여
'측천무후'의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영화에서처럼 측천무후도 부자의 사이를 오가며
후궁과 황후의 지위를 오고갔으며
결국 여황제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구성이 이토록 유사한데,
이 영화에 대한 측천무후와의 비교가 별로 없는게 의아할 따름이다. 
야연이라는 영화는 무협의 느낌이 들지않는 영화이다.
보는 내내 정말 이것이 중국식 무협영화인지 의문이 갈정도였다.
그 특유의 섬세함으로 시작해서 섬세함으로 끝나는.
힘없이 떨어지는 낙옆잎의 바람소리로 시작해서
땅에 두들기는 빗방울의 소리를 끝나는 영화.
난 이 영화를 보고나서 중국식 무협장르에 대한
내 고정관념을 깰수 있었다.
사실 이 영화를 접하게 된 동기부터가 예고편에서 였다.
워낙 영화를 보기전에 예고편의 감을 중시하는
나는 예고편의 전율을 느꼈다.
영화관에 앉아 관람하기전 사실 사람들로부터
별로 좋은 평을 듣진 못했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도 대부분 인터넷을 보고
말해준 사람들 밖에 없었고
인터넷 매체가 퍼뜨리는 허위정보에 이미 익숙한지라
그렇게 신경쓰지 않았다.
내 예감은 맞았다.
이 영화는 내가 바라던 류의 영화였다.
사실 이 작품 내에서 칼부림을 하는 장면은 많지가 않다.
모든것들을 음악의 선율로 이루어 져있을 뿐이다.
아니,,,
작품속에서 등장하는 활극조차도
음악의 하나로 포함될수 있을지도 모른다.
불꽃 튀기는 것이 아닌 부드러운 감촉의 비단을 보는
그런 장면들밖에 없다.
만약 당신이 그런 것을 기대하고 보려 했다면
나는 아마 당신이 다른 영화를 빨리 접해보는게
좋을거라 권해주고 싶다.
다만 권력의 암투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여인의 처절함과
세상을 등지고 외롭게 살아가는 나그네와 평생을
그 나그네만 바라보며 사는 여인네와.
또 천하를 얻고싶었지만 한 여자를 품안에 안고 싶어했던
황제의 이야기를 듣고싶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이 영화를 추천해 주고 싶다.
마지막 장면을 끝나고 나서 한참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돈내고 들어가 아무런 감흥없이 오는 영화들에 신물이 나있던
나는 간만에 나에게 맞는 영화를 발견하고 사색에 잠길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마지막 장면의 황후의 떨림을 떠올리고
깊은 생각에 잠길수 있었다.
그... 가느다란 떨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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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1 : 절정부분에서요 장쯔이가 황제에게 독이탄술을 건내고 독이든사실을 안후에도 황제가 했던 대사 "그대가 따라주는 술을 내 어찌 마시지 않으리" 이거 보고 완전 감동했습니다
장쯔이 정말 대단한 배우다 라고 생각이 들었구요 정말 영상미가 예술적이었습니다
 
* 댓글2 : (위의 글은) 200자 원고지 19장 분량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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