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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주관성에 대해 저도 평소에 관심이 많았는데,

말이 나온 김에 제 생각을 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취향은 주관적이다" 라는 것은 모든 사람은 취향에 있어서 자유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취향에는 필연적으로 "수준"의 문제를 야기합니다.

 

맛집에서, 누가 이 집이 제일 맛있다고 할 때,

반드시 누군가가 "아니야. 여기보다는 다른 데가 더 맛있어" 하듯이 말이죠.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죠.

어떤 컬렉터가 있는데, 많은 작품을 컬렉션하였고

이 작품들로 미술관을 만들어 공개하였습니다.

그런데 상당수의 관객들이 이 작품들을 보고 굉장히 수준낮은 컬렉션을 하였다고 생각한다면

과연 그 컬렉터가 많은 작품을 소유하고, 영향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작품들이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또 그 사람이 영향력이 있다고 해서 그 작품을 좋은 작품으로 인식할까요?

그렇지 않죠?

 

즉, 좋아하는(like)과 좋은 것(good)에는 분명 이런 차이가 존재합니다.

좋아하는 것, 즉 취향은 주관적이지만,

좋은 것이 되려면 반드시 "일정 수준 이상" 이라는 객관적 조건이 반드시 따라붙습니다.

 

인간의 정신을 표현하는 최고의 영역중에서 철학, 과학, 예술이 가장 큰 부분을 이루고 있는데요.

이들 모두 최종적인 목적은 진리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철학은 인간의 정신을 논리적인 증명으로 보여주는 영역이고

과학은 실제 증명을 통하여 보여줍니다.

 

예술은 시각이나 청각 등 감각을 수단으로 표현되는 영역인데,

인간의 정신을 직관(intuition)적 표현으로 보여줍니다.

직관이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말초적인 감각(sense)이 아니라

감각을 종합하는 구상력(Imagination)과 이성의 통합적 능력에 의해 표현되는 것입니다. 

 

이 말을 작품에 적용시키면, 좋은 작품은 그 작품의 의미에 적합한 테크닉과 함께

얼마만큼의 정신적 깊이를 작품에 담아내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이우환을 꼽을 수 있지요.

그런데 그의 그림을 보고 잘 그렸다고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 서양미술사에서는 잘 그린 그림을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런 작품을 소위 환영주의(Illusionism)라 일컫는데,

서양에서는 얼마만큼 그림을 잘 그리느냐가 그 화가의 정신적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가 되었습니다.

 

이런 생각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에서

세상에 대한 본질을 설명하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미메시스(mimesis, 모방)라는 개념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림이 그 본질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을 경우 단순 모방(imitation)에 그치게 되고, 

인간의 깊이 있는 정신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 때, 진리나 실재(Reality)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렇게 되면 취향을 넘어서는 수준의 문제가 필연적으로 개입되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모나리자 한 점을 완성하는데 16년이 걸렸다고 하지요.

붓질하지 않은 느낌을 주려고 아주 미세한 붓으로 선과 선의 경계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정교하게 그렸다고 합니다.

예가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잘 그린 그림으로 승부하려면 이 정도 수준에 접근해야 합니다.

그런데, 비록 이렇게 그려진 레오나르도의 작품일지라도, 이게 단순 기교일까요?

이 정도 수준의 문제로 넘어가면 이것은 기교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도 닦는 수준, 작가의 정신적 수준의 문제로 넘어가게 되지요.

 

이러한 관점으로 지금 현재 유행하고 있는 잘 그린 그림들을 보시면 

정신적 깊이와 수준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한달에 두 세점씩 그려지는 작품, 이런 작품을 보면서 과연 인간 정신의 깊은 가치를 느낄 수 있을까요?

 

미술품의 가치에 우연은 없습니다.

필연적인데, 우리가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할 뿐입니다.

작품의 깊이나 넓이 역시, 그 작품을 제작한 작가의 정신세계만큼 보여지게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당대에 미술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말이지 불가능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지금 역사에 남아있는 대부분의 작품들은 당대에도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았던 것들입니다.

다만 시대를 앞서갔던 몇몇 경향들이 사후에 인정을 받았던 거죠.

 

작품의 수준을 가장 빨리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작품 구입하기 전에 작가와 꼭 대화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작품을 만든 작가와 대화를 해보면,

이 작가가 자신의 머리속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지,

그럴듯하게 페이크하는 지는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정신적 깊이를 가지고 있는 작가인지 금방 느낄 수 있습니다.

 

취향의 문제에 대해서 저도 관심이 많아서 제 생각을 한번 적어보았습니다.

즐거운 미술인생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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