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음악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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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부처님의 생애 편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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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장 탄생과 성장

3) 거룩한 탄생


뜨거운 열기가 식은 여름밤,
시원한 바람에 깊은 잠이 든 왕비는
신비한 꿈을 꾸었다.

여섯 개의 이빨을
황금으로 치장한
하얀 코끼리가
허공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일곱 부위가
땅에 닿은 거대한 코끼리가
허공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일곱 부위가 땅에 닿는
거대한 코끼리는
놀랄 겨를도 없이
성큼성큼 다가와
옆구리로 들어왔다.

알 수 없는 상쾌함을 느끼며
잠에서 깬 왕비는
왕을 깨워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른 아침 궁전의 뜰은
왕의 부름을 받고 달려온
바라문과
선인(仙人)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했다.

“들으시오.
왕비가 간밤에
여섯 개의 이빨을 가진 코끼리가
오른쪽 옆구리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소.
무슨 징조이겠소?”

웅성거리던
바라문과 선인들이 한목소리로 답하였다.

“경하드립니다. 태몽입니다.”

국사 마하나마(Mahanama)가
앞으로 나와 설명하였다.

“여섯 개의 이빨을 가지고,
일곱 부위가 땅에 닿는 흰 코끼리는
잠부디따를 통일한
전륜성왕만이 가질 수 있는 보배입니다.
왕비께선
전륜성왕이 되실 왕자를
잉태하신 것이 분명합니다.”

나이 마흔이 넘도록
자식이 없던 왕에게
왕비의 회임은 더없는 경사였다.

숫도다나왕은 네 성문에서
무차회(無遮會)를 열어
굶주린 이들에게는 음식을,
추위에 떠는 이들에게는
의복을 나눠주었다.

회임을 하고도
왕비는 몸이 무거워지거나
피로를 느끼는 일이 없었으며,
걷고 서고 앉고 눕는 데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도리어 나날이 밝아지고 온화해지는
왕비의 얼굴만 보면
오래 앓던 사람도 병이 나을 정도였다.

나라 안팎으로
평화의 기운이 맴돌고
비바람도 순조로워
백성들은
더없는 경사라며 축복하였다.

해산할 날이 가까워지자
숫도다나왕은
꼴리야로 향한 도로를 정비하고
향기로운 꽃으로 길가를 단장하였다.

왕비는
까삘라 사람들의 전송을 받으며
노래와 향기가 넘치는 길을 따라
아버지
안자나(Anjana)가 기다릴
데와다하(Devadaha)로 향하였다.

마음으로는
한달음에 달려갈 고향이었지만
행렬을 이끄는
대신들의 걸음은 더디기만 하였다.

만삭의 왕비를 시중드는 시종들은
작은 기침 소리에도 고삐를 늦추고
길에 조막한 한 돌멩이만 보여도
마차를 세웠으며,
해가 떨어지기 전에 숙소를 마련하고
아침 햇살이
대지를 적시고 나서야 길을 나섰다.

나지막한 언덕에 펼쳐진
사까족들의 마을을
천천히 지나온 행렬은
히말라야의 눈 덮인
다울라기리(Dhaulagiri)산이
멀리 보이는
룸비니(Lumbini,藍昆尼)동산에 다다랐다.

드디어
꼴리야 땅에 들어섰다.

겨울이 가고 봄기운이 완연한 동산에는
온갖 풀과 나무들이
꽃을 피워 향기를 퍼뜨렸고,
샘과 연못은 거울처럼 맑았다.

또 가깝게는
설산에서 발원한 강물이
기름처럼 반들거리며
동남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서산 위에
한 뼘밖에 남지 않는
석양을 바라보던 대신들은
그곳에서 임시 숙소를 마련하였다.

기원전 624년 사월 초파일,
샛별이 유난히 반짝이고
동쪽 하늘이
파르스름하게밝아오고 있었다.

이슬이 영롱한 동산에는
잠을 깬 새들이 합창을 시작했다.

바람은 차지도 덥지도 않았다.
비단처럼 부드러운 풀잎을 밟으며
가볍게 동산을 거닐던
마야왕비는
한 나무아래 걸음을 멈췄다.

싱싱한 초록빛에
비취색과 붉은색이 뒤섞인 나무는
공작의 깃처럼 화려했고,
가벼운 바람에도
천인의 옷처럼 하늘거렸다.

손을 내밀어
무지개처럼 드리운
가지 끝을 잡는 순간,
바람에 밀리는 배처럼
대지가 흔들리고
구름 없는 하늘에서
붉고 푸른 꽃비가 쏟아졌다.

왕비는 문득 산기를 느꼈다.

놀란 시녀들이
서둘러 나무 주위에 장막을 치자마자
왕비는 산통도 없이
선 자리에서 아기를 낳았다.

사람들은
산통 없이 왕자를
출산하게 한 공덕을 기려
그 나무를
아소까(Asoka, 無憂 )나무라 불렀다.

오른쪽 옆구리로 태어난 아기는

오른손은 하늘을 가리키고,
왼손은 땅을 가리키며,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사자처럼 당당하게 말하였다.

하늘 위 하늘 아래
내 오직 존귀하나니

온통 괴로움에
휩싸인 삼계(三界)
내 마땅히 안온하게 하리라.


아기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수레바퀴만큼 큰
연꽃이 땅에서 솟아올라
아기 발을 받들었으며,
천지가 진동하고
삼천대천 세계가 밝게 빛났다.

사방에서 몰려온
천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홉 마리의 용이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을 뿌려
아기를 목욕시켰으며,
하늘에서는 꽃비가 쏟아졌다.

왕비의 출산 소식은
곧 까삘라로 전해졌고,
숫도다나왕은
위엄을 갖추고 룸비니로 달려왔다.

왕자의 탄생은
사까족과 꼴리야족 모두의 경사였다.

수많은 왕족과 대신들의 축복 속에서
숫도다나왕은 아기를 안아들었다.

아기의 피부는
솟아오른 태양처럼 황금빛으로 빛나고,
두 다리는
금방이라도 일어설 듯 힘이 넘쳤으며,
긴 눈매의 눈동자는 별처럼 빛났다.

숫도다나왕은 기쁨을 숨기고
바라문과
선인들을 초청해
조심스럽게 왕자를 내보였다.

“왕자의
상호와 운명을 살펴주시오.”

꼰단냐(Kondanna).
락카나(Lakkhana).
라마(Rama). 다자(Dhaja).
만띠(Manti).수야마(Suyama).
보자(Bhoja). 수닷따(Sudatta)등등
여덟 바라문이
왕자의 상호를 살폈다.

오래도록 상의한 바라문들이
두 손 높이 왕자를 받들고
숫도다나 왕 앞에 나섰다.

“큰 경사입니다.
왕자님 몸에는
서른두 가지 대장부의 상호가
빠짐없이 갖춰져 있습니다.

게다가
왕족으로 태어나셨으니,
분명 무력을 쓰지 않고
전 세계를 지배하는
전륜성왕이 되실 겁니다.

이제 인류는
칼과 창으로 서로를 죽이고
칼과 창으로
서로 상처받는 일을 그치게 될 것입니다.

왕자님은
어떤 목적이든 다 성취할 것입니다.”

여덟 바라문은
놀라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찬탄하였다.

평평한 두 발바닥에 수레바퀴 문양
천 개의 바퀴살에 선명한 테와 바퀴통
기다란 발꿈치와
둥근 고개껍질 같은 복사뼈
쭉 뻗은 종아리는 사슴처럼 튼튼합니다.

니그로다 나무처럼
균형 잡힌 몸매에
긴 팔은 니드라처럼 무릎에 닿고
손가락도 길고 발가락도 길고
도톰한 손들과
발등은 비단처럼 보드랍습니다.

떡 벌어진 어깨에 잘록한 허리
포효하는 사자처럼 튼튼한 턱
어깨와 팔다리는
관절이 불거지지 않아
일곱 부위가 통통한 코끼리와 같습니다.

브라흐마의 음성처럼
맑고 우렁찬 목소리에
절제의 덕을 갖춰 음경이 숨겨져 있고
먼지와 땀도 흘러내릴 매끄러운 피부에
짙푸른 솜털
촘촘히 황금빛 몸을 감쌌습니다.

푸른 연꽃 같은 눈동자에
암소처럼 길고 가지런한 속눈썹
두 눈썹 사이에는 새하얀 털
정수리에는
상투처럼 살이 솟았습니다.

영웅에게만
나타나는 서른두 가지 상호

왕이여,
왕자님은 빠짐없이 갖추었으니
일곱 가지 보배 갖춘 전륜성왕 되어
온 세계를 정법으로 통치하실 것입니다.

숫도다나왕은
늦은 나이에
왕자를 얻은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오,
전륜성왕이여.”

왕은 자기도 모르게
아기의 두 발에 예배하고,
두 손으로 왕자를 받아 들었다.

‘내가 무슨 복을 지었기에
이리도 훌륭한 아들을 얻었을까.

이 아이는
분명 원하는 바를 모두 성취하리라.’


왕은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말하였다.

“왕자의 이름를
싯닷타(Siddhattha, 悉達多)라고 하리라.

나의 아들이
세상의 주인이 되게 하리라.”

그런데 사
까족과 꼴리야족의
웃음과 노래는 오래가지 못했다.

왕자가 태어난 지 칠 일 만에
어머니 마야는
인간 세상에서의 짧은 생을 마치고
도리천으로 올라가셨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 맞이한 숫도다나왕은
해맑은 왕자의 얼굴을 보며
넋을 놓고 중얼거렸다.

“매정한 사람,
이 어린 것이
누구의 젖을 먹이라고
속절없이 떠났는가,

가엾은 이 아이를 누가 보살피라고.”

비탄에 잠긴 왕에게
사까족 장로들이 다가왔다.

“왕이여,
왕자님을 키울 분은
마하빠자빠띠
(Mahapajapati, 大愛道)가 적당합니다.

이모의 사랑도
어머니의 사랑 못지않습니다.
자애로운 마하빠자빠띠라면
왕자님을
깊은 사랑으로 보살필 것입니다.”

숫도다나왕은
왕자를 품에 안은
마하빠자빠띠와 함께
까삘라로 발길을 돌렸다.

왕이
왕자와 함께 돌아온다는 소식에
사까족은 거리로 달려 나와
꽃과 음악으로 환영하였고,
왕족들은
앞다퉈 길을 막으며
자기 집으로 초대하였다.

그들의 진심을
외면할 수 없었던 왕은
사십일이 지나서야
겨우 성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성으로 들어서기 전 이었다

성문 앞 큰길가에는
온 나라 사람들이
예배하고 받드는 사당이 있었다.

왕은 여러 신하와 바라문들의 권유로
신들의 축복을 받기 위해
왕자를 안고 사당으로 들어갔다.

그때였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사당에 모셔진
신상(神像)들이 일시에 고꾸라졌다.

불길한 징조일까 싶어
어쩔 줄 모르는왕에게
국사가 다가왔다.

“이것이 무슨 일인가?”

“놀라지 마소서.
낮은 이는
감히 높은 이의 예배를 받지 못합니다.

신상들이
스스로 아래로 내려온 걸 보면
왕자님은
분명 신들보다
높은 덕을 지닌 분입니다.

왕자님은
하늘 가운데 하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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