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음악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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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부처님의 생애 편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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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장 탄생과 성장

6) 잠부나무 아래에서의 선정



히말라야 산록의
비옥한 토지에 자리 잡은
사까족은
대부분 벼농사를 짓는 농경사회였다.

집단 노동이 필요했던 그들은
친족 간의 유대관계가 긴밀했고,
공동체안에서의
강한 결속력 못지않게
다른 종족에 대한 배타심도 강했다.

농경을 위해
그들은 부지런함과
인내의 미덕을 늘 권장했고,

경작과 수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대지와 자연의 신들에게 경외심을 품었다.

새봄이 되면
파종에 앞서 올리는 농경제는
사까족의 한 해 살림살이를
결정짓는 주요한 행사였다.

사까족의 미래를 이끌
태자 싯닷타 역시
제의에 참석해
하늘과 땅에 풍작을 기원하고,
한 해 농사의 첫 삽을 뜨는
백성들을 고무시키는
임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해였다.
태자의 눈과 귀에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풍성하게 차려진 제단 아래에서
화려한 장신구로 위엄을 떨치던
왕족들의 권위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갖가지 악기에서
흘러나오는 흥겨운 음악도,
찬탄과 웃음으로 결속을 다지는
왕족들의 인사도 귓전으로 흘렸다.

태자의 눈길은
황량한 들판으로 향했다.

이른 봄볕에도
농부들의 몰골은 초췌하기 그지없었다.

그들은
아랫도리만 겨우 가린 채
부들거리는 손으로
쟁기를 붙들고는
자신만큼이나 힘겨워 보이는
소의 고삐를 후려치고 있었다.

뜨거운 햇살아래
늘어지는 소의 울음 너머로
새 떼들이 내려앉았다.

새들은 흙이 뒤집힌 자리마다
날랜 몸짓으로 달려들어
발버둥 치는 벌레들을
사정없이 쪼아 먹었다.

새들은 날갯짓도
울음소리도 요란했다.

허연 거품을 물고 있는 소는
그치지 않는 채찍질에
등짝이 붉게 터졌고,
멍에를 맨 목에선 피가 흘러내렸다.

새까맣게 그슬린 등짝의
진흙투성이 농부 역시
사정은 조금도 나아보이지 않았다.

가슴이 아팠다.

태자는 슬그머니
행사장을 빠져나와 농부에게 다가갔다.

어떻게든
그에게 위로가 되고 싶었다.

“힘든데 쉬었다 하세요.”

“제 삶에
휴식은 허락되지 않았답니다.”

“왜 그토록
힘겹게 일을 해야 합니까?”

“세금을 바치려면 쉴 틈이 없답니다.”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농부의 눈빛은
바로 당신들 때문
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에게 조금의 위로도 될 수 없었다.

긴 한숨을 쉬며
태자는 생각에 잠겼다.

‘귀족의 횡포 아래
백성들이 두려움에 떠는구나.

아,
미물들은 서로를 잡아먹고
또 먹히고 마는구나.’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위세를 과시하는 부산한 몸짓과
과장된 웃음들을 뒤로하고
태자의 발길은 한적한 숲으로 향했다.

태자는 조용한 곳에 우뚝 선
잠부(Jambu)나무 아래
두 다리를 포개고 사색에 잠겼다.

반듯하게 세운 허리와
고요히 잦아드는 숨결 따라
모든 것이 선명해졌다.

강한 자들이 약한 자들을
무참히 짓밟는 것이 현실이었다.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쳐보지만
약자들의 비탄과 몸부림은
강자들의 비정한 웃음거리밖에 안됐다.

그들 역시
더 강한 자들 앞에서
몸부림칠
가련한 운명임을 잊은 채
탐욕에 들떠 있었다.

‘나는
눈물과 고통을 초래하는
저런 탐욕에 사로잡히지 않으리라.’

해가 기울고
요란한 음악소리도 잦아들 무렵,
행사장에
태자가 사라진 것을 알고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사방으로 태자를 찾아 나선
대신들은
커다란 잠부나무 아래까지 와서
할 말을 잃었다.

깊은 강물처럼 고요한
태자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평온함이 넘쳐흘렀다.

잠부나무도
태자의 선정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던지
기우는 햇살에도
그림자를 옮기지 않고
일산처럼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태자의 근엄한 모습에
숫도다나왕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낮추었다.

“사랑하는 아들아,
내가 너에게
절을 하게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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