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음악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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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부처님의 생애 편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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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 장. 고향에서의 전법

3) 고향에서의 걸식



고요한 아침이 찾아왔다.
니그로다숲에는
꽃만 무성할 뿐
공양을 가지고 오는 사람도
공양에 초청하는 사람도 없었다.

해가 제법 높이 솟았을 때,
부처님께서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를 갖추어 입고 숲을 나섰다.

그 뒤를
비구들이 조용히 따랐다.

성의 문턱을 밟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던 부처님은
곧 집집마다 돌며 대문을 두드리셨다.

모든 이들을 초대해 음식을 베풀던 분,
누구의 집에서도
음식을 먹지 않던 분이
한 끼의 음식을
베풀어주십사 하고 청한 것이다.

성안에 소동이 일었다.

“숫도다나왕의 아들 싯닷타가
이집 저집 밥을 얻으러 다닌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소문은 걸음보다 빨랐다.

라훌라의 어머니 야소다라가
누각의 창문을 열어젖혔다.

거리에 늘어선 구경꾼들 사이로
부처님과
제자들의 행렬이 다가오고 있었다.

야소다라는 쓰러질 듯
긴 한숨을 내쉬었다.

“황금 수레를 타고
위용을 자랑하며 거리를 누비던 분,
저분이 이젠 맨발로 다니는구나.

흙으로 만든 그릇을 들고
집집마다 밥을 빌러 다니는구나.”

자존심이 강한
사까족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소식을 들은 숫도다나왕은
흘러내리는 옷자락을
거둘 새도 없이 달려 나갔다.

길을 막아선 왕의 얼굴에는
원망과 비애가 가득했다.

“아비에게
이런 창피를 주어도 되는 것이냐.

내 집에서
너와 비구들에게
공양하지 못할 것 같아 이러느냐.”

“왕이여, 들으십시오.
집집마다 차례로 걸식하는 것은
왕께 수모를 드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왕께서 저와 비구들에게
공양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해서도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 사문의 전통입니다.”

부처님의 손목을 거머쥔
숫도다나왕이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는 찰제리이다.
명예로운 우리 가문에
너처럼
밥을 얻으러 다닌 자는 한 사람도 없었다.”

부처님은
고개를 숙이고 목소리를 낮췄다.

“찰제리는 당신의 종족입니다.

저희는
부처님의 종족입니다.

과거에 출현하셨던
높고 거룩하신 부처님들도
한결같이
걸식으로 생명을 이어가셨습니다.”

“당신의 종족이라고?
아.......”

움켜쥐었던
숫도다나왕의 손아귀가 맥없이 풀렸다.

나의 아들,
사랑스러운 나의 아들,
그래서 더없이
원망스러웠던 나의아들은
이미 아버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었다.

당신의 종족과
나의 종족을 이야기하는 그는
이미 숫도다나왕의 아들이 아니었다.

숫도다나왕은 주저앉고 말았다.

뿌옇게 흐려지는 눈길 너머의
태자는 이제 사문일 뿐이었다.


부처님이 조용히 말하였다.

일어나 방일치 말고
선행을 닦으십시오
법을 행하면 안락합니다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부처님의 음성은 담박하고 진실했다.
부처님의 눈빛은 흔들림 없고 당당했다.

선행을 닦고
악행을 짓지 말아야 합니다
법을 행하면 안락합니다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숫도다나왕이
부처님에게 다가갈 방법은
이제 한 가지 뿐이었다.

숫도다나왕은
일어나 옷깃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성자가 된 아들을
정중히 초청하였다.

“비구들께
공양을 올리고자 합니다.
오늘은
저희 집에서 공양을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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