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음악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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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부처님의 생애 편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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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 장. 고향에서의 전법

5) 난다의 출가



까삘라에 온 지 사흘 째 되던 날,
떠들썩한 잔치가 벌어졌다.

마하빠자빠띠가 낳은 동생 난다와
석가족 최고의 미녀
자나빠다깔랴니(Janapadakalyani)가
결혼식을 올리는 날이었다.

더불어
부왕의 왕위를 잇는
대관식이 준비되고 있었다.

최고의 음식을 준비한 자리인 만큼
초대받은 이들 역시
화려한 비단과 보석으로 치장하고 있었다.

농담과 찬사가 어우러져
들뜬 잔칫집에 한 사문이 나타났다.

부처님이었다.

친족들은 애써 예를 갖추었지만
거친 베옷을 입은
옛 태자의 출현에 당황하고 있었다.

음악이 멈추고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놀라기는 난다도 마찬가지였다.

그립던 형님이었다.

그런 형님이
고작 밥그릇 하나만 들고
동생의 잔칫집을 찾은 것이었다.

난다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문으로 내쳐 걷는 걸음걸이가
난다의 속내를 말하였다.

말없이 발우를 빼앗아 든 난다는
음식이 놓인 곳으로 걸어가
음식을 담기 시작했다.

볼품없는 발우에 불만이라도 토로하듯
덥석덥석 집은 음식을 그릇 속으로 내던졌다.

속이 상했다.
누구도 감히
바로 쳐다볼 수 없던 형님이었다.
그 위엄과 기상 앞에
저절로 머리를 숙이게 하던 형님이었다.

자신이 아우라는 걸
자랑스럽게 하던 형님이었다.

그런 형님이
수많은 사람들의 조롱 속에
내동댕이쳐지고 있었다.

넘치도록 음식을 담고 돌아선
난다는 깜짝 놀랐다.

형님이 보이지 않았다.

보고 싶던 형님이
문밖 너머의 거리로 멀어지고 있었다.

난다는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잠시나마
형을 수치스럽게 여긴 자신이 밉고싫었다.

눈물이 떨어지는 발우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난다는 오래오래 담아두었던 말을 외쳤다.

“형님.”

형님의 걸음을 쫓아 문턱을 넘을 때였다.

난다의 발길은
어여쁜 아내의 목소리가 붙잡았다.

“여보.”

고개를 돌린 난다에게
자나빠다깔랴니는
애써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녀의 웃음 속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제 이마의 화장이
마르기 전에 돌아오셔요.”

떨리는 그녀의 목소리가
화살처럼 날아와 심장에 꽂혔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부처님은 걸음을 멈추지도,
돌아보지도,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초라한 사문이 되어버린 옛 태자와
밥그릇을 들고 뒤를 따르는 새로운 태자,
우스꽝스런 그 광경을
백성들이 의혹의 눈길로 바라보았지만
부처님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태양이 머리 꼭대기에 다다르도록
숲으로 향하지 않고
까삘라 거리를 구석구석 누볐다.

그 뒤를 따르며
난다는 끊임없이 애원했다.

“형님, 용서하십시오.
그만 노여움을 풀고 발우를 받으십시오.”

뜨겁던 태양이 서쪽으로 기울고
난다의 마음을 채웠던
원망과 수치심도 서서히 가라앉았다.

말을 잇고 뒤를 따르는
난다의 걸음은
어느새 씩씩해져 있었다.

문틈에서 수군거리는 백성들에게
난다는 속으로 크게 외쳤다.

‘보라,
자랑스러운 나의 형님을.
이처럼
당당한 눈빛과 걸음걸이를
그대들은 본적 있는가.’

석양이 붉게 물들고
부처님은 니그로다숲으로 향하셨다.

숲의 수행자들은
돌아오시는 부처님을
침묵으로 맞이할 뿐
누구 하나 수선 떨지 않았다.

난다는
숲의수행자에게 발우를 내밀었다.

“이건
우리 형님의 발우입니다.
받으십시오.”

수행자는 눈빛을 낮출 뿐
발우를 받으려 하지 않았다.

누구도 손을 내밀지 않았다.

난다는 어쩔 수 없이
부처님의 처소까지
발우를 들고 가야만 했다.

숲 한가운데 마련된
넓고 깨끗한 자리,
그곳에 부처님이 앉아 계셨다.

그 얼굴에는
조금의 원망도 노여움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일찍 드리운 숲의 어둠에도
얼굴은 횃불처럼 빛나고 있었다.

앞으로 다가간
난다가 공손히 발우를 내려놓았다.

“난다야, 앉아라.”

얼마나 듣고 싶던 따스한 음성인가.

공손히 합장한 아우에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난다야,
내가 부끄러운가?”

“아닙니다.
이 세상 어느 사내도
형님처럼 당당하지 못할 겁니다.
제가 잠시 어리석었습니다.
지금 전 세상 누구보다
형님이 자랑스럽습니다.”

“난다야,
모든 탐욕을
떨쳐버린 삶은 당당하단다.

난다야,
모든 분노와 원망을
떨쳐버린 삶은 안온하단다.”

부처님은
출가의 공덕과 과보를
난다에게
차근차근 설명해 주셨다.

밝게 웃는 난다에게 나지막이 물으셨다.

“난다야,
너도 비구가 될 수 있겠느냐?”

이마의 화장이
마르기 전에 돌아오라던
아내의 목소리가
난다의 귓전에 맴돌았다.

말없이 고개를 숙인
난다에게 재차 물으셨다.

“난다야,
너도 비구가 될 수 있겠느냐?”

부처님의 말씀 속에는
거역할 수 없는 위엄이 서려 있었다.

난다는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했다.

“네,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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