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음악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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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부처님의 생애 편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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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 장. 평화와 평등의 가르침

6) 누더기를 걸친 마하깟사빠



보다 많은 이들에게
진리를 보여주기 위해
걸음을 멈추지 않던 부처님은
아난다를
상수시자(常隨侍者)로 정하신 이후
정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깨달음을 이루신 지 27년,
그 후 16년 동안
부처님은 매년 우기를
사왓티에서 보내셨고,
기원정사와 동원정사에는
부처님이 머무는
향실(香室)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사왓티 기원정사 향실에서
비구들에게 에워싸여
법을 설하고 계실 때였다.

다듬지 않은 긴 머리카락에
하얀 수염을 깍지 않은 채
부처님의 향실로
들어서는 한 수행자가 있었다.

낡고 해진 그의 누더기는
오랫동안 세탁하지 않아 악취를 풍겼다.

일찍이 부처님께 귀의해
진리를 체득하고
라자가하 깊은 산속에 은거했던
그는 마하깟사빠였다.

사왓티에서
그를 아는 비구는 많지 않았다.

교만을 잠재우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그는 물려받은 분소의를 걸치고
평생을
인적이 드문 숲과 들에서 지내며
걸식한 음식만으로 살았다.

언젠가 거친 바위산을 내려와
라가가하 거리를 거닐며 걸식할 때였다.

상처와 고름을 더러운 천으로 가린
한 나병 환자가
양지바른 곳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그는 마하깟사빠를 보자
깨어진 자신의 발우를 내밀었다.

“이보시오,
이거라도 좀 드시겠소.”

마하깟사빠는
공손히 다가가 합장하였다.
나병 환자는 환한 웃음을 보이며
자신의 밥을 한 움큼 집어
마하깟사빠의 발우에 담아주었다.
그때 시커멓게 썩어가던
그의 손가락이
음식과 함께 뚝 떨어졌다.

“시주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거리를 벗어나
한적한 우물가에 자리한
마하깟사빠는 발우에서
손가락을 가려내고 그 밥을 먹었다.

마하깟사빠는 밥을 먹으면서도,
밥을 먹고 난 뒤에도
혐오스럽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았다.

주어진 음식, 잠자리,
주어진 옷에 만족하며
늘 겸손하고,
소박하고, 온화한 마음으로 살았다.

“볼품없는 저 사람은 도대체 누구지?
누군데 함부로 향실로 들어오는 걸까?”

거침없이 다가오는
마하깟사빠를 보고
비구들은 코를 감아쥐며 웅성거렸다.

“어서 오게, 마하깟사빠.”

부처님은
자리의 반을 비우며 손짓하셨다.

“마하깟사빠, 여기로 와 앉아라.”

비구들은 깜짝 놀랐다.
부처님께서
자리를 권하는 것으로 보아
그는 보통 비구가 아니었다.

“많은 이들이
그대를 궁금해 하는구나.”

마하깟사빠는
부처님의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합장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당신의 제자이고
세존께서는 저의 스승이십니다.”

부처님이 밝게 웃으셨다.

“그렇다, 마하깟사빠.
나는 그대의 스승이고
그대는 나의 제자이다.”

저렇게 볼품없고
더럽기 짝이 없는 늙은이에게
당신의 자리 반을 내어주며 반기다니,
게다가
‘나의 제자’라며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다니,

비구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휘둥그런 눈으로
당황해하는 비구들에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4선(善). 8정(定). 4무량심(無量心).
3명(明). 6통(通)을 완전히 갖춰
밤낮없이 항상 그곳에 머문다.

마하깟사빠 역시
4선. 8정. 4무량심. 3명. 6통을
완전히갖춰 밤낮없이 항상 그곳에 머문다.

마하깟사빠의 수행과 공덕과 지혜는
나 여래와 더불어 조금도 다르지 않다.”

사리쁫따와 마하목갈라나
역시 대중 앞에서
마하깟사빠의
지혜와 공덕을 찬탄하였다.

“부처님의 첫 번째 상속자
마하깟사빠께 예배하십시오.”

그러나
상냥한 인사는커녕
좀처럼 눈길도 주지 않는
괴상한 제자의 출현에 사왓티 비구들은
오랫동안 수군거렸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동원정사에 머물던 마하깟사빠가
기원정사 향실로 부처님을 찾아왔다.

부처님은 가까이 오라 손짓하고,
무릎이 닿을 만큼 다가선
늙은 제자의 옷을 매만지셨다.

그리고 다정하게 말씀하셨다.

“그대도 이젠 늙었다.
거친 숲과 바위틈에서 살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구나.
이 누더기도 너무 무겁고,
그대도 이젠
나처럼 정사에서 지내며,
나처럼
가볍고 부드러운 옷을 입도록 하라.”

“세존이시여,
제자는 오랫동안
두타행(頭陀行)을 익혀왔고,
많은 이들에게
두타행을 찬탄해 왔습니다.”

마하깟사빠의
정중한 거절에
부처님은 잠시 말씀을 잊으셨다.

“무슨 이익이 있기에
두타행을 고집하는가?”

“세존이시여,
두 가지 이익이 있기 때문입니다.
분소의를 기워 입고,
아란야에서 앉고 누우며,
걸식으로 살아가면서
저는 고요하고
안락한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이 첫 번째 이익입니다.

세존이시여,
먼 훗날 지난날을 회상하는 이들이
‘과거 부처님 제자들은
분소의를 입고
아란야에서 지내며
걸식으로 살아갔다’고 떠올린다면,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그런 말을 듣는 사람도
모두 환희심을 일으키며
수행에 더욱 정진할 것입니다.

이것이 두 번째 이익입니다.

세존이시여,
이 두 가지 이익 때문에
저는 두타행을 실천하고,
두타행을
많은 사람 앞에서 찬탄합니다.”

부처님께서 크게 칭찬하셨다.

“훌륭하구나, 마하깟사빠.
훌륭하구나, 마하깟사빠.

만일 두타행을
비방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곧 여래를 비방하는 자이며,

두타행을
찬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곧 여래를 찬탄하는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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