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음악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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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부처님의 생애 편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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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 장. 평화와 평등의 가르침

8) 데와닷따의 반역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이
죽림정사를 바쳤지만
부처님은 그곳에 오래 머물지 않으셨다.

아무리 안락하고 편안한 정사라도
우기가 끝나면
그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전법 여행을 떠나셨다.

그러나 데와닷따는
깨끗한 우물과 연못이 있고
빔비사라왕의 후원이 끊이지 않는
죽림정사를 떠나지 않았다.

라자가하에서
데와닷따 의 명성은 대단했다.

사리쁫따 역시 한때 그를
‘신통과 위력이 뛰어난 비구’라며
라가가하 사람들 앞에서 칭찬하였다.

명석한 두뇌에 유창한 언변,
입 안의 혀처럼
비위를 맞출 줄 아는 사교성 덕분에
데와닷따 주위에는
항상 권력과 재산을
향유하는 이들이 넘쳐났다.

거기에 더해
빔비사라왕과
웨데히 사이에서 태어난
왕자 아자따삿뚜의 스승이 되고,
아자따삿뚜가 태자가 되어
실권을 장악하면서
그의 위세는 더욱 높아졌다.

아자따삿뚜는
스승 데와닷따를 위해
매일같이
오백대의 수레로 음식을 날랐다.

승가에 보시한 물품은
승가 구성원들에게 고루 분배하는 것이
부처님의 계율이었다.

그러나 데와닷따는
자기를 따르는 이들에게만
공양과 물품을 공급함으로써
새로운 무리를 형성하게 되었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가사에 끌려
승가 안에도
데와닷따를
따르는 이들이 나날이 늘어갔다.

부처님은
그런 데와닷따의 무리와
데와닷따를
부러워하는 비구들을 두고
항상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많은 보시와 드날리는 명성은
수행자에게 타오르는 불과 같다.

불이란 좋은 이익도 가져오지만
조금만 소홀하면
감당하기 힘든 재앙을 불러온다.

비구들이여,

털이 긴 양이
가시넝쿨 속으로 들어가면
넝쿨에 뒤엉켜
옴짝달싹 못하고 생명을 잃게 된다.

그와 같이 많은 보시와
드날리는 명성을 탐하는 비구는
들어가는 마을과 도시에서
신자들과 뒤엉켜 비구의 법을 잊게 된다.

바나나나무가
많은 열매를 맺으면 말라죽듯,
감당하기 힘든 공양과 명성은
자신을 죽이는 것이다.
좋은 공덕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러나
부처님의 꾸짖음도
권력과 명예에 맛들인
데와닷따의 야욕은 잠재울 수 없었다.

어느 날
죽림정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설법하는 자리에서
데와닷따가 일어나
합장하고 당당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이제 연로하셨습니다.
아무쪼록
과보로 얻으신 선정에 들어
마음 편히 쉬십시오.
교단은 제가 잘 통솔하도록 하겠습니다.”

좌중에는
빔비사라왕을 비롯한 대신들과
태자 아자따삿뚜,
그리고 종단의 장로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장로들에게는
깜짝 놀랄 발언이었지만
오랜 시간 라자가하에서
세력을 키워온 데와닷따에게는
어찌 보면 당연한 요구였다.

거듭되는 간청에도
부처님은 침묵을 지키셨다.

탐욕스런 그의 입에서
그말이 세 번째 흘러나왔을 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데와닷따,
나는 사리쁫따나
마하목갈라나 에게조차
교단의 통솔을 맡기지 않고있다.

너처럼
다른 이가 뱉어버린
가래침을 주워 삼키는 이에게
어찌 교단을 맡길 수 있겠느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모욕을 당한 데와닷따는
분노를 삼키며 자리를 떠났다.

그를위해 태자 아자따삿뚜는
가야산에 거대한 정사를 짓고
극진히 공경하였다.

분노로
더욱 날카로워진 그의 야욕은
아자따삿뚜가
아버지 빔비사라왕을 폐위시키고
왕위에 오르자
드디어 발톱을 드러냈다.

“대왕이여,
당신은 소원을 이루었지만
저는 소원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데와닷따는
아자따삿뚜의 지원을 받아
궁수를 파견해
깃자꾸따에 머물던
부처님을 살해하려 하였다.

하지만 궁수들이 부처님께
감화됨으로써 일은 수포로 돌아갔다.

분노의 불길이
더욱 거세진 데와닷따는
직접 살해할 결심을 하고
깃자꾸따를 오르내리는 부처님을
산마루에서
기다렸다가 큰 바위를 굴렸다.

바위는 산산 조각 났고,
한 조각에
부처님은 말을 심하게 다쳤다.

다행히 의사 지와까(Jivaka,耆婆)가
다친 발을 칼로 째서
나쁜 피를 뽑아내고
염증이 번진 살을 도려냄으로써
상처는 완치될 수 있었다.

빔비사라왕 때부터
대왕의 주치의와
승가의 주치의를 겸했던
자와까가 물었다.

“부처님,
통증이 심하진 않으셨습니까?”

“자와까,
나 여래는 윤회라는
긴긴 여행의 종착점에 도착했느니라.

모든 번뇌와
방해와 핍박에서 벗어났느니라.

그러나
나 여래도 마음속의
뜨거운 번뇌는 모두 소멸했지만
몸의 통증만큼은 어쩔 수 없구나.”

데와닷따는 번번이
자신의 계획이 실패하자 상심했다.

스승의 골칫거리를
해결해주기 위해 아자따삿뚜가 나섰다.

“날라기리(Nalagiro)에게
술을 잔뜩 먹였다가
내일 아침
고따마가 지나는 길목에 풀어놓아라.”

다음 날 아침,
성문에서 기다리던 그의 병사들이
날라기리를 풀어 놓았다.

날라기리는
전장의 선봉에 서던 사나운 코끼리였다.
힘세고 포악한 코끼리 앞에서는
날카로운 칼과 창도 풀잎처럼 흩어졌다.
가사를 입은 비구들의 행렬을 보자
날라기리가 코를 높이 치켜들었다.

사방으로 사람들이 흩어지고,
비구들이 부처님을 에워쌌다.

“부처님, 어서 몸을 피하십시오.”

부처님은 꼼짝도 하지 않으셨다.

시뻘건 눈으로 괴성을 지르며
날라기리가 달려왔다.
땅이 울렸다.
발우를 들고 뒤따르던 아난다가
앞으로 달려 나와 팔을 벌렸다.

“아난다, 비켜서라.
누구도 내 앞을 가로막지 말라.”

누구도
부처님의 명을 거역할 수 없었다.

아난다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어린아이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가 들렸다.
술 취한 코끼리의
갑작스런 출현에 놀란 한여인이
아이를 떨어뜨리고 도망친 것이었다.

그 소리가 거슬렸는지 날라기리는
긴 코를 휘두르며 아이에게 달려들었다.

기둥보다 굵은 앞발을 치켜들고
아이를짓밟아 버릴 태세였다.

“날라기리.”

부처님이 큰 소리로
코끼리를 부르며 걸어 나갔다.

“어린아이를 덮치라고
너에게 술을 먹이진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나를 밟으라고
너에게 술을 먹인 듯하구나.

날라기리, 이리로 오라.
튼튼하고 자랑스러운
너의다리를 수고롭게 하지 말라.”

코끼리의 태도가 갑자기 변했다.
눈빛이 선해진 날라기리는
천천히 코를 내리고 귀를 흔들며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앞으로 다가간 부처님이
날라기리의
미간을 쓰다듬으며 말씀하셨다.

“날라기리,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 자비로운 마음을 길러라.”

이 광경을 지켜보던 백성들은
끼고 있던
반지를 벗어던지며 환호하였다.

그날 부처님께서는
걸식을 하지 않고 정사로 돌아오셨다.

그 후 어느 날
부처님께서 아난다와 함께
라자가하로 들어서던 참이었다.

부처님께서 말없이 발길을 돌렸다.
영문을 모른 채 뒤따르던 아난다가
한참 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왜 갑자기 발길을 돌리셨습니까?”

“우리가 가려는 길목에
데와닷따가 있더구나.
그래서 피한 것이다.”

“세존이시여,
데와닷따가 두려우십니까?”

“아난다,
데와닷따가 두려운 것이 아니란다.
악한 사람을 상대하지 않기 위해서란다.

아난다,

어리석은 사람과는 만나지 말라.
어리석은 사람과는 일을 상의하지 말라.
어리석은 사람과는
말로써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라.
어리석은 사람은
하는 짓마다 법답지 못하단다.”

부처님의
관용과 타이름에도 불구하고
데와닷따는
자신의 허물을 뉘우치지 않았다.

도리어 자신의 야욕을
그럴싸한 명분으로 위장하고
승가의 분열을 조장하였다.

수행자라면 반드시
고행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데와닷따의 주장에
고깔리까(Kokalika).
사뭇다닷따 (Samuddadatta).
까따모라까띳사까
(Katamorakatissaka).
칸다데와(Khandadeva)와
비구니 툴라난다(Thullananda),
그리고
새로 출가한 오백 명의
왓지족 출시 비구들이 동조하고 나섰다.

데와닷따는 그들을 이끌고
가야산으로 가서
별도의 승가를 선언하였다.

부처님께서는
형식적인 고행이
열반의 길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지적하고,
사리쁫따와 마하목갈라나에게
데와닷따를 따라간 오백 명의
새내기 비구들을 데려오라 명하셨다.

자신의 주장에 동의하고,
자신의 승가에 합류할 것으로 오인한
데와닷따는
자신의 옆자리를 비워주며
찾아온 사리쁫따와
마하목갈라나를 환영하였다.

“잘 오셨소,
사리쁫따와 마하목갈라나.
여기에 앉으시오.”

비구들이 운집한 가운데
데와닷따는 자신이 제시한
다섯 가지 계법의 정당성에대해
거창한 연설을 늘어놓았다.

그런 뒤
기쁨에 들뜬 표정으로 말하였다.

“당신들은 이제까지
고따마의 제일 제자였지만
지금부턴 나의 제일 제자요.

제가 좀 피곤하니
그대들이 이어서 설법하시오.”

가볍게 눈을 붙이는가 싶더니
데와닷따는
곧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그 사이
마하목갈라나는 신통력을 보였고,
사리쁫따는
위의를 갖추어 바른 법을 설하였다.

데와닷따를 지지했던 비구들은
자신들의 소견과
행동이 천박했음을 깨닫고
사리쁫따와 마하목갈라나를 따라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되돌아갔다.

부처님은 돌아온 비구들의
경솔함을 꾸짖지 않고 조용히 타이르셨다.

“사악한 사람들과 가까이하지 말고
지혜로운 사람과 가까이하라.

사람이 본래 악한 것은 아니지만
악인을 가까이하면
훗날 그 악명이 천하에 퍼지게 되느니라.”

한참 후
라자가하에서 돌아온 꼬깔리까는
텅 빈 정사에서 홀로 잠든
데와닷따를 보고 화가 치밀었다.

꼬깔리까는
잠든 데와닷따의
가슴팍을 걷어차며 소리쳤다.

“사리쁫따와 마하목갈라나가
당신 제자를 몽땅 데려갔는데
이렇게 퍼질러 잠만 잔단 말이요.”

자신들의 추종자를 잃어버린
고깔리까는 분통이 터져
사리쁫따와 마하목갈라나를
근거도 없이 비방하고 나섰다.

청정한 수행자를
비방하는 것은 큰 죄라고
부처님께서 누차 타이르셨지만
꼬깔리까는
그런 부처님에게까지 불만을 터트렸다.

그리고 얼마 후
온몸에 부스럼이 생긴
꼬깔리까는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그런 고깔리까를 두고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도끼를 입에 물고 태어나
악한말로
자기 몸을 스스로 찍는다.

욕할 사람을 두둔해 칭찬하고
마땅히 칭찬해야 할 사람을
오히려 헐뜯으니,
그의 죄는 입에서 나온 것이다.”

데와닷따 역시
꼬깔리까에게 걷어차인 다음부터
시름시름 앓더니
몸조차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병석에 눕고 나서야
데와닷따는
비로소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다.

“나는 아홉 달 동안
세존을 해칠 생각만 했다.
하지만
세존께서는 나에게
어떤 반감도 품지 않으셨고,
팔십 명의 장로들 역시
어떤 악의도 보이지 않았다.

세존과 장로들에게 버림받고,
우바새와 친족들에게 버림받은
외로운 처지가 된 것은 다 나의 잘못이다.

이제 세존께 찾아가
나의 잘못을 참회하리라.”


데와닷따는
제 발로 걸을 수 없어
들것에 실려
세존이 계신 사왓티로 향했다.

데와닷따가 참회하기 위해
사왓티로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부처님께서는 조용히 말씀하셨다.

“데와닷따는
나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

밤길을 걸어 사왓티에 도착한
데와닷따가
제따와나라마 문 앞에 도착했을 때였다.

친족의 정을 끊지 못해
애달파하던 아난다가
기쁜 얼굴로 부처님께 달려갔다.

“세존이시여,
드디어 데와닷따가
참회하러 왔습니다.”

그때도
부처님께서는 조용히 말씀하셨다.

“아난다,
데와닷따는 끝내
나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

심한 갈증을 견디며
길을 재촉했던 데와닷따는
제따와나라마 문 앞의
시원한 연못을 보고 제자들에게 말했다.

“나를 내려다오,
물이 마시고 싶구나.”

데와닷따의 발이 땅에 닿는 순간
갑자기 대지가 갈라지더니
불길이 치솟아 그를 휘감아버렸다.

오역죄를 저지른 데와닷따는
참회할 기회도 갖지 못하고
산 채로 아비지옥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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