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음악

http://chqkftla.saycast.com 주소복사

부처님의 생애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부처님의 생애 편찬위원회

++++++++++++++++++++++++++++

제 10 장. 마지막 유행

9) 인류의 영원한 스승



실의에 잠긴 비구들 틈에서
마하깟사빠가 일어났다.

“만달라꽃을 들고
꾸시나라에서 오던
한 아지위까 교도에게서
저는 스승의 반열반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루터기를 잃은 슬픔에
모두들 쓰러져 통곡했습니다.

그때 늦게 출가한 사꺄족 출신의
한 비구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비구들이여,
그만 그치시오.
슬퍼할 것 없습니다.
이것은 된다, 이것은 안 된다,
이렇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해선 안 된다,
그 늙은이는
살아서 늘 잔소리만 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우리는
그 늙은이에게서 자유를 얻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은 하고,
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장로들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우리 승가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저도 여러분처럼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와 같은 이들이 앞으로도 생겨난다면
승가는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늘
‘내가 설한 법이 너희들의 스승이니
높이 받들어 보호하며 잊지 말라’
고 당부하셨습니다.

이제 장로들께 제안합니다.

교단의 영원한 스승이 될
부처님의 가르침과 계율을 결집하도록 합시다.

향기로운 꽃을 줄에 꿰듯,
아름다운보석을 줄에 꿰듯,
부처님의 법과 율을 모아
교단의 튼튼한 반석을 만듭시다.”

“좋습니다. 마하깟사빠.”

장로들이 모두 찬성하자
마하깟사빠가 다음 말을 이었다.

“장로들께서는
설법을 많이 듣고 지혜가 뛰어난
아라한 가운데 오백 분을 추천해주십시오.”

장로들은 각기
지혜와 덕망이 갖춰진 이들을
차례차례 추천하였다.

499면이 추천되고
마지막으로 아난다가 추천되었다.

그러나
마하깟사빠가 거부하였다.

“아난다는 아라한이 아닙니다.
그에겐 아직
사랑하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
두려워하는 마음. 어리석음이 남아 있습니다.”

재차 삼차
장로들이 아난다를 추천했지만
마하깟사빠는 입을 닫았다.

결국 오백 번째 자리는 비워두어야 했다.

비구들은 40일 뒤
라자가하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마하까사빠와
아누룻다의 인도 하에 꾸시나라를 떠났다.

홀로 남은 아난다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스승을 잃은 슬픔,
스승이 계시는 동안 아라한이 되지 못한슬픔,
더구나 스승의 유훈을 정리할 결집에
참석이 허락되지 않은슬픔은 견딜 수 없었다.

마하깟사빠만 원망할 수는 없었다.

만따니의 아들 뿐나의 도움으로
바른 견해를 얻긴 했지만
자신은 여전히
배울 것이 남아 있는 사람임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것을 알 리 없는 웨살리 사람들은
매일같이
아난다를 찾아와 설법을 요청하였다.

아난다는
자신이 전해들은 부처님의 설법을
그들에게 전하는 것을 위안을 삼고 있었다.

왓지족 출신의 한 장로가
아난다에게 다가왔다.

“고따마 씨족에서 태어난 아난다여,
사람들이 없는 숲으로 들어가십시오.

고요하고
행복한 열반의 법을 마음 깊이 간직하십시오.

관찰의 힘을 키우고 늘 마음에 새기십시오.

사람들과 어울려 시끌벅적 떠든다고
당신에게 도대체 무슨 이익이 있습니까?”

결집의 날은 다가오고
아난다의 마음은 타들어갔다.

몰래 웨살리를 떠난 아난다는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만 골라 라자가하로 향했다.

결집이 다가왔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정진에 정진을 거듭했지만
고요한 열반은 찾아들지 않았다.

아니,
잠시 찾아왔다가
이내 흩어져버리고는 하였다.

“열심히 노력하는데…….
나는 왜 열반을 성취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때 불현듯
뿐나의 옛말이 떠올랐다.

“아난다,
모든 고뇌와 번민은
‘나’를 집착함에서 생깁니다.

‘나’라는 집착은 모습을 바꿔가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얽어맵니다.

그 집착이 얇은 백태처럼
지혜의 눈을 가리고 있는 것입니다.

아난다,
그 집착은 너무 미세해서
쉽게 알거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왜
열반을 성취하지 못하는 것일까…….
‘나’는!”

아난다는 고뇌의 뿌리를 찾아냈다.

새벽 먼동이 틀 무렵,
지친 몸을 잠시 누이려던 순간
아난다는 마침내 아라한과를 증득하였다.

갖가지 설법 많이도 듣고
항상 세존께 공양했었지
끝없는 삶과 죽음 끊어버렸으니
나는 이제 눕고 싶구나

다음 날,
걸식을 마친 아난다는
결집을 행하는 웨바라(Vebhara)산의
칠엽굴(七葉窟,Sattapanniguha)로 찾아갔다.

아자따삿뚜왕의 후원으로
잘 다져진 바닥,
그 남쪽 한가운데에는
두 개의 높은 법상이 마련되었다.

아난다가 들어서자
많은 장로들이 일어나 반겼다.

하지만 비아냥거리는 비구도 있었다.

“어디서 쾌쾌한 냄새가 나지 않습니까?”

오백 개의 자리가 모두 채워졌다.

마하깟사빠가 한쪽 법상에 올라가 앉았다.

“대중 여러분,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과 율,
이 두 가지 가운데 무엇을 먼저 결집 하겠습니까?”

“율은 교단의 생명입니다.
계율이 있어야
교단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율을 먼저 결집해 주십시오.”

“그럼, 율을 먼저 결집하겠습니다.
계율에 대한 저의 질문에
어느 분이 대답하시겠습니까?

“장로 우빨리는
계율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제자입니다.
장로 우빨리께
책임을 맡기는 것이 좋겠습니다.”

법상에 오른 우빨리는
마하깟사빠의 질문에 따라 율을 암송하였다.

오랜 기간에 걸쳐 율장이 결집되었다.

오랜 세월 다져진
장로들의 우의와 신념으로
결집은 원만히 진행되었다.

율장이 마무리될 무렵이었다.

아난다가 일어나
마하깟사빠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드시기 직전,
승가 대중이 원할 경우
아주 소소한 계율들은
빼버려도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논란이 있어 왔고,
또 논란의 여지가 많은 발언이었다.

장로들이
고개를 돌리고 소곤거리기 시작했다.

마하깟사빠의 얼굴이 굳어졌다.

“아난다,
무엇이 소소한 계율인지
부처님께 여쭈었습니까?”

“미처 여쭙지 못했습니다.”

웅성거림으로 굴 안이 소란스러웠다.

마하깟사빠가
불자(拂子)를 높이 들어
소란을 잠재우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장로들이여,
세존께서 정하지 않으신 것은
우리도 정하지 맙시다.

세존께서 이미 정하신 것을
우리는 버리지 맙시다.

세존께서 정하신 그대로
배우고 실천하도록 합시다.”

마하깟사빠의
엄격한 지휘 아래
율장의 결집은 마무리되었다.

“다음은 법을 결집하겠습니다.

법에 대한 저의 질문에
어느 분이 대답하시겠습니까?”

“장로 아난다는
세존을 오래 시봉한 사람입니다.
늘 가까이에서
세존의 가르침을 받고,
그때그때 의심나는 것을 물었던 사람입니다.

장로 아난다께
책임을 맡기는 것이 좋겠습니다.”

모든 장로들이
한 결같이 아난다를 추천하였다.

불자를 든
마하까사빠는 눈을 감고 말이 없었다.

어두운 동굴에 깊은 침묵이 흘렀다.

한참 후 마하깟사빠가 입을 열었다.

“장로 아난다는 대중 앞으로 나오십시오.”

대중 앞에 선 아난다에게
마하깟사빠가 물었다.

그의 목소리가
동굴 안을 쩌렁쩌렁 울렸다.

“아난다,
그대는 소소한 계율이 무엇인지
부처님께 확인하지 않아
대중의 화합을 깨트릴 빌미를 남겼습니다.
그대의 허물을 인정합니까?”

“허물을 인정합니다.”

아난다는 가사를 고쳐 입고
대중과 장로
그리고 마하깟사빠에게
깊숙이 머리를 숙였다.

진중하고 진솔한 아난다의 참회를
온 대중이 침묵과 합장으로 받아주었다.

“장로 아난다는 법상으로 올라오십시오.”

아난다는 코끼리처럼
천천히 법상에 올라
반듯하게 처리를 펴고 않았다.

그리고
동굴로 들어서던 순간부터
발끝만 바라보던 시선을 들어
정면을 또렷이 응시하였다.

온 대중이 자리에서 일어나
마하깟사빠와
아난다의 발아래 예배하였다.

미소를 머금은
아난다의 입가에서
확신이 찬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와 같이 저는 들었습니다.

언젠가 부처님께서
사왓티의 기원정사에서
천이백오십 명의 비구와
함께 계실 때 일입니다.”

오백 아라한의 메아리가
천둥처럼 굴속을 뒤흔들었다.

“이와 같이 저는 들었습니다......”

영원히 꺼지지 않을
지혜의 등불이 다시 타올랐다.



---------------------------the end----

답글 0조회수 25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