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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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노래 하나.

어제 7080 콘서트를 보다보니 장은숙이란 가수가 나와서 저 노래를 불렀다.
그때 가수 이름은 무심코 들어서 기억나지 않았지만,

"사랑"이라는 제목의 노래였다.

노래 제목을 저렇게 달다니 도대체 어떤 노래더냐, 궁금함이 일었다.
가수는 57년생이라는 분으로 보이지 않는 외모로 노래를 들려주시던데, 일본에 진출해서 근래에 1위를 하기도 했다한다.


처음 시작하는 가사가,
보고파 하는 그 마음을 그리움이라 하면
잊고저 하는 그 마음은 사랑이라 말하리.

시작하자마자 들어본 적이 있는 노래라는 것과
최소한 노래가사는 "사랑"이라는 타이틀을 달만하다 생각했다.

"사랑"이란 곡명이라니... 이름 값하기 쉽지 않을텐데... 하던 생각이 첫 가사에서 무너졌다.

이 한 구절이 기억에 남아 검색해보니 노래부른 이는 장은숙이라는 가수고
강영숙이란 가수가 먼저 불렀었다 한다. 80년에 나온 앨범.
무엇보다 작사자가 궁금했는데 백창우 시, 곡이란다. 절대 평범한 사람은 아니리.

두 눈을 감고 생각하면 지난 날은 꿈만 같고
여울져 오는 그 모습에 나는 갈 곳이 없네.

여울지다라는 뜻이 뭔가 희미해지다라는 뚯인 줄 알았었는데
의미가 이상해서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생각 따위가 천천히 타오르는 불길처럼 일어나다."

내가 몰랐으니 다른 사람들도 분명 잘 모르는 단어이겠지만 멋진 표현이다.

사랑은 머물지 않는 바람 무심의 바위인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어둠의 분신인가

사랑이 머물지 않는 바람이라는 것은 변하는 것이란 걸께다.

변할 줄 모르고 사랑했지만 변하더라는 뜻에서,
나만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내게 머물지 않았는다는 뜻에서... 머물지 않는 바람이라 했을 것이다.
그러면 나를 버리고 가서 무심하다는 한탄 정도가 되버린다.

그런 정도 표현이라면 not so good. 나라면 fancy-free를 말하겠다.

사람은 언젠가 누구나 죽는다. 하지만 죽을 것을 염려치 않고 살아간다.
사랑은 언젠가 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변할 것을 두려워 하지 않고 사랑한다.

변할 것이기에 연연하지 않는 사랑을 한다면 머물지 않는 바람이요, 무심의 바위이다.
정말 이 작사가도 그걸 뜻했을까...

사랑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어 어디로 어떻게 가는가... 그것을 어둠의 분신이라 말하니,
어둠고 오묘하다고 일컫던(玄妙) 노자의 道를 떠올리게 한다.

세상에 다시 태어나 사랑이 찾아오면
가슴을 닫고 돌아서 오던 길로 가리라.

마지막 구절이 강했다. 저 가수가 노래를 부르면서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것을 봤다.
지금까지 혼자라던데 그만한 사연이 있겠지.

"다시는 사랑안해" 하는 흔한 표현은 애들 투정따위로 밖에 들리 않지만
이 작자가 마지막에 이르러 던지는 말에는 깊은 동감을 표한다.



가사는 좋으나 멜로디가 너무 옛스러워서 혼자 편곡해 연주해봤었는데
검색하다 보니 마침 "서라" 라는 가수의 리메이크 앨범에 같은 곡이 있다.

"서라"라는 가수가 누군지 한참 찾았다.
70년생으로 93년에 1집 "발병이 난데요"란 트로트로 데뷰한 서주경이라 한다.
96년에 3집 "당돌한 여자"를 내고, 98년에 "서라"라는 예명으로 이 발라드 곡을 불렀다.

소속사의 문제로 별로 빛을 보지 못하고 2000년에 은퇴했다가 뒷늦게 당돌한 여자가 히트하면서 다시 복귀했다는데, 사랑이란 노래를 부를때의 목소리는 트로트를 부르던 때랑은 완전히 딴 판이다.

이런 스타일의 노래 부르는 모습이 잘 상상이 안되지만
듣기 좋게 잘 부른 것 같다.


서라 버전은 가사가 한 구절 추가되었다.
영원히 그대를 사랑할 수 있다면
그 길도 이별이라도 나는 널 사랑해

사랑과 이별이 동의어일 수 있다는 애이불비의 다짐인가.
 
추가. 인터넷을 좀 더 뒤져보니... 백창우는 역시나 시집 네권을 낸 시인이었다.
이 시 하나만으로 예상했던 것처럼 정신세계가 역시 보통 사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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